목록천 개의 공간에서 놀기/권정생 연구 (16)
Timeful Friends
할렐루야. 주님의 종들아, 찬양하여라.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여라. 지금부터 영원까지, 주님의 이름이 찬양을 받을 것이다. 해 뜨는 데서부터 해 지는 데까지, 주님의 이름이 찬양을 받을 것이다. 주님은 모든 나라보다 높으시며, 그 영광은 하늘보다 높으시다. 주 우리 하나님과 같은 이가 어디에 있으랴? 높은 곳에 계시지만 스스로 낮추셔서, 하늘과 땅을 두루 살피시고, 가난한 사람을 티끌에서 일으키시며 궁핍한 사람을 거름더미에서 들어올리셔서, 귀한 이들과 한자리에 앉게 하시며 백성의 귀한 이들과 함께 앉게 하시고,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조차도 한 집에서 떳떳하게 살게 하시며, 많은 아이들을 거느리고 즐거워하는 어머니가 되게 하신다. 할렐루야 가난한 사람poor. 궁핍한 사람needy. 그들이 일으킴을 받고,..
시대와 대륙을 넘어, 권정생과 조지 맥도널드를, '하나님과 죽음의 문제'라는 주제로 어른에게도 적합한 동화를 쓴 공통점에서 접근한 점은 훌륭하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권정생 선생님의 방점은 죽음 너머의 삶보다 현실에서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꿈에 더 가깝다. 둘의 공통점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다보니, 뻔한 기독교적 사상의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Vol.18, 2007.
애국자가 없는 세상 이 세상 그 어느 나라에도 애국 애족자가 없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다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동족을 위해 총을 메고 전쟁터로 가지 않을 테고 대포도 안 만들 테고 탱크도 안 만들 테고 핵무기도 안 만들 테고 국방의 의무란 것도 군대훈련소 같은 데도 없을 테고 그래서 어머니들은 자식을 전쟁으로 잃지 않아도 될 테고 젊은이들은 꽃을 사랑하고 연인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무지개를 사랑하고 이 세상 모든 젊은이들이 결코 애국자가 안 되면 더 많은 것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 것이고 세상은 아름답고 따사로워질 것이다 - 권정생
1. 하느님의 눈물 어느 날 문득, 돌이 토끼는, 칡넝쿨과 과남풀과 풀무꽃풀과 댕댕이 덩굴을 뜯어 먹으면 맛있지만, 뜯어 먹히는 건 존재가 없어지는 마음 아픈 일임을 깨닫는다. 그렇게 생각하니, 먹을 것이 없어져 하루 종일 굶은 돌이 토끼는 그들을 먹느니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며 운다. 그러다가, 질문. "하느님, 하느님은 무얼 먹고 사셔요?" 대답. "보리수 나무 이슬하고 바람 한 줌, 그리고 아침 햇빛 조금 마시고 살지." 그러자 자기도 그렇게 해달라고 간청하고, 하느님은 아직은 안 된다고 말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너처럼 남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세상이 오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만 하신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애타게 기다리는데도 사람들은 기를 써 가면서 남을 해치고 있구나" 말씀하시..
1 생전에 뵙지 못한 권정생 선생께서 가신 안동병원을 찾았지만 나는 곧 빈소를 잘못 찾아왔음을 알았습니다 고인은 아직 집에 계신 듯, 문상객들의 눈치놀음이 데면데면한 것이 민망하여 술자리를 물리고 집으로 조문을 갔습니다 마을 이름 하나만 달랑 전해 듣고 짐작 하나만 믿고 마을에 와서도 집을 묻지 않았습니다 집은 곧 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마을을 지나 집의 언저리까지 끌고 온 내 짐작은 지붕이 보일 무렵 그만 빗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마당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가슴이 사정없이 뛰었습니다 순식간의 일이었습니다 생전에 일면식도 없던 선생의 집에 와서 민망하리만큼 눈물 적셨습니다 헛간채보다 못한 적빈의 살림살이가 눈물겨워서가 아니었습니다 2 얼치기 반풍수가 보기에도 이곳은 집이 앉을 땅이 아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