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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법 센터 어필 ing, 욤비 토나. 본문

천 개의 공간에서 놀기/아시아 공원

공익법 센터 어필 ing, 욤비 토나.

paniyn 2014. 7. 19. 12:20

 용산구청 가람홀에서, 공익법센터 어필ing 토크콘서트.

 

처음에는 '난민'이라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법은 무엇일까,

홍순관님의 영감어린 노래를 듣고자, 가벼운 마음에 갔는데...

 

콘서트장에 들어가기 전, 로비에서 난센여권 만들기 

컬러명의 독특함과 고르는 재미에 호응 한가득.ㅎ

서울 각 지역에 작품전시를 여행하듯 갈 수 있는 난센여권.

 

 

 

 

서서 막 써서 글씨가 엉망.ㅋㅋ

내가 좋아하는 연두색 관련한 컬러를 골랐다.

 

함께 간 은지는, 뒷모습만 찍혔음ㅋ; 

 

2주만에 다시 홍순관님~ 평화, 인권과 가장 어울리는 음악인 아닐까.

 

 

 

노래와 사회가 다 되는 일당백, 뮤지션 홍순관 사회.

이야기 손님, 김종철 변호사님과 난민 욤비 토나씨.

욤비의 이야기, 그에 매료되어 공익법센터 어필을 만든 김종철 변호사, 그들의 이야기는 정말 길고 아름다워서 여기에 다 쓰기는 어렵다. 집에 와서 욤비의 책을 한 권 구입해서 읽고 있다.

 

 

 

 

 

난민과 함께 하는, 환대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이야기.

 

 

난민을 환대하는 사회로 가는 길

공익법 센터 어필 3주년 기념 토크콘서트

 

난민(難民)은 인종, 종교, 국적, 정치적 차이로 박해를 받아 자신의 나라를 탈출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201371,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시행한 후 난민신청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사실 정부가 난민신청을 받기 시작한 건 1994년부터인데, 2001년에야 첫 난민인정자가 나왔다. 지난 20년간 한국으로 와 난민 신청을 한 사람은 7,443(2014531일 기준)이지만, 난민인정자는 389명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711, 용산구청 가람홀에서 열린 공익법 센터 어필(Advocates for Public Interest Law) 3주년 기념 토크콘서트는 난민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열어주는 장으로 손색이 없었다. 가람홀에 들어서는 로비에는 난센여권을 만들어주는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먼저 마음에 드는 컬러 스티커를 찾아 여권 소지인에 붙이고 NANSEN스탬프를 받으면 발급이 완료된다. 여권을 발급받은 참여자는 하자작업장학교, 연세대학교,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재한줌머인연대 등 난민 관련 활동을 하는 공간에 방문해 작품 관람 후 스탬프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첸이 그린 카렌민족의 고향’, ‘정글의 밤’, ‘Safe Blue’ 등 독특한 컬러명이 다양하게 전시된 여권 만들기는 공연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미술과 공공성이 만나는 로비를 지나, 본격적으로 노래와 이웃이 만나는 공연장에서는 평화와 인권에 가장 어울리는 노래꾼, 홍순관이 그의 노래로 잔잔히 사람들의 마음을 채웠다.

토크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정부의 비리를 폭로하는 보고서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고문을 당하고 체포 위기 속에서 홀로 고국을 탈출한 욤비 토나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에 있었다. 그의 곁에는 긴 시간 난민 소송을 도와준 김종철 변호사가 함께했다. 한국 입국 후 6년만인 2008년에서야 소송에 승리하여 얻어낸 난민인정은, 그간 홀로 일용직 노동자로 외롭게 부당한 대접을 받으며 살아온 욤비 씨가 콩고의 정글에 살던 가족들과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욤비 씨는 한국에서 여러 일들을 전전하다가, 지난 해 한 TV다큐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현재 광주대에서 평화와 인권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었다.

김 변호사는, NGO면서 법률가 단체인 어필에서 법적인 전문성을 가지고 NGO활동가처럼 일하는 공익 변호사다. 사실 어필은 욤비 씨로 인해 시작됐다. 김 변호사가 난민구호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할 때 욤비 씨를 만나 그의 드라마틱하고 용기 있는 삶의 이야기에 매료되어 전문적으로 법률 도움을 주는 어필을 시작한 것이다. 욤비 씨는 김 변호사와의 만남, 난민 소송 과정 등을 아직은 서툰 한국어로 그러나 유머를 섞어가며 풀어냈다. 특히 한국에서 따뜻한 환대와 싸늘한 차별을 동시에 받은 그의 이야기에 청중들은 깊이 공감해 주었다. 욤비 씨가 난민의 입장에서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했다면, 김 변호사는 그에 덧붙여 한국 사회가 나아갈 길을 나눴다.

우리 헌법의 기본 인권 규정의 주체는 사람이 아니라 국민이에요. 국민을 주체로 둔다는 것은 뒤쳐진 생각이죠. 외국인에게 차별적인 법안이 참 많아요. 우선은 이런 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지만 일을 할수록 시민들의 의식이 바뀌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환대의 사회를 만들어야죠. 변호사와 활동가들이 오랫동안 노력해서 난민법이 제정됐지만, 실상 크게 바뀐 것은 없거든요. 전체적인 환대의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으니 법이 있어도 이행이 안 돼요. 다른 사람이 우리 땅에 왔을 때 그 사람을 적으로 대하지 않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환대의 정의인데 우리 사회는 그것조차 어려워요. 난민들을 제도의 남용자나 잠재적 범죄자로 의심하죠. 내 안에 다른 사람을 위한 공간을 내어주고 거기서 그 사람이 살고 번성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환대입니다.”

오늘 공연의 모토는, ‘우리 모두는 어디에선가는 이방인이다였다. 환대로 가는 길은 우리도 어디에선가는 이방인이라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식민지배와 한국전쟁을 겪은 가까운 과거에 우리 또한 타국의 이방인이었던 역사를 기억한다면, 지금 우리 옆의 난민이 곧 우리의 지난 모습이었음을 깨닫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 난민을 더 알고 함께 하고 싶으시다면,

1. 단체: 공익법 센터 어필 apil.or.kr / 난민인권센터 nancen.org / 피난처 pnan.org

2. : <내 이름은 욤비>, 욤비 토나+박진숙, 이후 / <난센여권>, 최소연, 북노마드 / <여기가 당신의 피난처입니다>, 이호택+조명숙, 창비. <난민과 국민 사이>, 서경식, 돌베개.

 

글_박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