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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는 누구인가_이기호. 본문
외롭고 약할 뿐이어서 도움이 필요한 부류에게, 간사일 때의 습관을 따라 도움 비슷한 것을 베풀고는 후회하곤 한다. 부질없는 짓이었어. 결국에는 혼자서 알아내고 걸어가고 결정해야 할 뿐인 것을 누구보다 잘 알잖아? 그런 방식의 '도움'에서 역시 돌아오는 것은 더 큰 징징일 뿐이네. 이런 후회. 그냥 '김박사'가 되어버릴걸 그랬나. 이런 후회. 사람이 다른 사람의 어느 지점까지 관여할 수 있을까, 그런 윤리를 이 소설은 묻고 있다. 결국에는 스승이나 멘토 따위를 찾아 답을 달라고 징징대는 것이나, 내 자신이 스승이나 멘토인 것처럼 착각하고 답을 베푸는 행위 같은 것은 그만두고, 서로의 가장 연약한 지점에서 겪어낸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유일한 답인가보다.
<김박사는 누구인가>, 2013, 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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