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ful Friends
지난 번, 에서도 적었지만, '한국에는 왜 이런 언니가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그저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거창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에 뿌리박으면서도, 여성의 나이와 관련한 다양한 담론이 이야기화될 수 있는 그런 풍토. 한국판 제목은 한국식의 낚시법이 적용되었고, 내용은 제목이 풍기는 뉘앙스만큼 결혼의 여부에 관한 것은 전~혀 아니다. 다만 여느 미혼 여성 누구나 보편적으로 던지는 질문과 고민을 담담하게 그려냈을 뿐이다. 너무 사소하거나 너무 소수자의 것이기에 가려져 있었던 그런 질문과 고민들. 하지만 그 질문과 고민은 단순히 특정 성별과 나이에 갇힌 주제가 아니라, 결국 '삶은 무엇인가'로 까지 나아간다는 것이 훌륭한 것임! 이렇게 단순하고 짧은 만화로~ 2012, 이봄. (박정임 옮김)
최악의 조건에서 최선의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랬나? * “애 가진 여자가 밥 먹는 모습은 짠하다. 새끼 밴 어미가 먹는 것을 저 뱃속의 또 한 생명이 기다리고 있다. 애 가진 여자들한테는 뭐든지, 누구든지 먹을 것을 퍼주어야 한다. 그것이 생명에 대한 도리다. 그러나 내게는 누구도 밥을 주지 않았다.”(205쪽) 라는 작품에 나오는 이 구절은 모성의 권리 선언이라 할 만하다. 어미는 세상을 향해 먹을 것을 요구할 당당한 권리가 있다. 그것은 어미가 생명의 담지자이기 때문이다. 어미가 그런 권리를 주장하는 근거는 새끼를 먹여야 한다는 의무에서 온다. 어미의 권리는 새끼에 대한 의무를 전제로 한 권리인 것이다. 그러나 의 주인공 어미는 제 새끼를 부양하지 못했다. 십대 미혼모로서 낳은 아이를 얼굴도 보지 않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 중에서도 남자와 여자 사이의 관계를 돌과 그 돌을 바수어버리는 나무의 관계로 엮어낸 통찰이 빛나는 이야기. 나무는 뿌리로 불상과 사원을 부수지만 역설적으로 그 뿌리는 사원과 불상이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도록 버텨준다. 그렇게 나무와 부처의 얽힌 구백 년, 앙코르. 캄보디아의 노승이 전해준 이들 관계의 내밀한 의미는, 자신을 일방적으로 바수어지는 부처라고만 생각했던 당신이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혹, 당신이 상대방의 나무는 아니었을까? 과연 누가 나무이고 누가 부처인가. 그리고 깨닫는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 얽히고 설킬 수 밖에 없는 나무와 부처의 관계였다고. 그래서 여행에서 곧 돌아올 당신은 그/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나무와 부처처럼 서로를 서서히 깨뜨리면서, 서로를 지탱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