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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여성주의와 기독교윤리_구미정. 본문
우리 선생님, 구미정 교수님 아니, 구미정 언니의 박사논문이다. 책으로 묶여서 나온 것을 샀다. 나는 이 선생님이 있는 줄도 모르고 (다른 선생님 때문에) 숭실대에 갔고, 생태여성주의와 여성신학이 만난 학문은 들어본적도 없는데 구미정 선생님께 그 학문을 배우며 그 안에서 길을 찾게 되었고, 소중한 스승과 학문을 통해 하나님과 사람과 세상을 보는 아름다운 눈을 얻게 되었다. 무엇보다 답을 찾을 수 없는 곳에서 오랫동안 답을 찾고 있었음을 깨달았는데, 아시아에 사는 여성인 나에게 백인 남성 중심의 서구 신학은 맞지 않는 옷, 내 말을 할 수 없는 언어, 불편한 관점일 때가 많았음을 알았다. 여성신학, 민중신학, 탈식민주의, 한국의 신학 사상가들, 여성 사상가들, 아시아의 신학자들. 그들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책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얻었다. (그러나 한국 기독교 출판의 대부분이 백인/남성/서구의 것들을 번역하는 것들이어서, 내가 보고 싶은 저자의 책들은 대부분 아직 번역이 안 되어 있거나, 절판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각설하고, 이 논문은 무려 15년전에 나온 박사논문이지만 그 급진성은 2014년에도 유효하다. 과학과 이성, 합리주의의 근간을 뿌리부터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학과 고전에 대한 충실한 이해는 이 논문의 밑바탕을 탄탄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정말 감동적이고 재미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꼭 구교수님의 신명나는 강의와 닮아있다. 논문이나 대학원 강의에서 마음에 진동을 느끼고,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철저한 지성안에 감성이 녹아있는 생명력 있는 글을 쓰는 글쟁이. 내 중심의 갈망을 알아보고 이끌어주신 고마운 선배이기도 하다. 직접 만나본 사람 중, 이렇게 에너자틱하고 임팩트있는 사람이 또 있었던가. 그 신산한 삶의 여정 속에, 하나님이 한 지성적이고 끼 많은 여성을 어떻게 빚어가시는지를 볼 수 있어 행복하다.
구교수님의 강의를 세 번이나 함께 들은, 대학원 학우의 서평도 덧붙여본다. 공부하면서 큰 격려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던 친구.^^
http://blog.naver.com/minkangsan/100181196996
2005, 한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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