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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년 세기의 여름_플로리안 일리스. 본문

천 개의 공간에서 놀기/공부하는 삶

1913년 세기의 여름_플로리안 일리스.

paniyn 2013. 12. 30. 13:13

 

 

히틀러와 스탈린이 쇤브룬 궁전 공원에서 우연히 마주칠 수도 있었고, 토마스 만과 프란츠 카프카가 같은 열차로 베를린으로 갔을지도 모를 일이며, 실제로 피카소와 마티스가 우정을 나누었던 1913년. 실제 20세기는 1913년에서야 비로소 시작되었다고 보는 저자는 방대한 자료를 섭렵하여 1913년을 재구성해낸다. 그것은 때로 한 여자 시인의 은밀한 내면 세계이기도 하고, 한 천재 화가의 미친 사랑이기도 하며, 전쟁이 발발하기 전의 불안과 우울로 가득한 모더니즘의 시대 풍경이기도 하다.

도대체, 이렇게 독창적이며 재미있는 영화 같은 시대 저술을 하는 사람은 어떻게 생겼을까, 자꾸 날개를 펼쳐보며 1971년생 플로리안 일리스의 얼굴을 쳐다보게 되었다. 초반의 신선한 자극이 뒤로 갈수록 약간의 뒷심 부족으로 지루해진 경향이 있지만, 20세기를 여는 유럽의 맨얼굴을 보는 기쁨, 그리고 그것이 2013년 아시아에서도 공감될 수 있다는 면에서 놀라움이 컸던 책이다. 

 

 

1913. DER SOMMER DES JAHRHUNDERTS

by Florian Illies

S.Fischer Verlag GmbH, Frankfurt am Main,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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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문학동네 (한경희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