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ful Friends
천명관이라는 이름에, 책 제목에, 이끌리듯 집어들었고, 역시 천명관!이라는 생각 속에, 책 제목만큼이나 슬픈 재미를 느낀다. TV에서도 소외된 인간들의 이야기랬나. 그래서인지 불편하고 본능적 에너지가 넘치며 내 주위에 없었으면 하는 군상들의 실패담들로 가득찬 이 단편집은, 오로지 천명관만이 구축해낼 수 있는 허구의 세계들이다. 다시 한 번 그의 생의 이력을 찾아보게 만드는 여덟 편의 단편들. 그 이야기가 그려낸 실패들은 우리들의 엄연한 현실이기에 조금은 우울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덧붙이자면, 그의 소설이 다루는 군상과 주제를 마주하며, 나는, 가장 소설다운 것이 무엇인지, 왜 소설이어야 하는지를 너무도 충실히 배울 수 있었다. * 2014, 창비.
내일 있을 북지부 죠이 독서캠프 준비차 읽었는데, 이메일을 점검해본 결과, 내일의 주제는 나의 독서 편력기에 가깝기에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 선택이었다.ㅋ 다만, 한 가지 건져올린 통찰은 "나에게 어려운 책은 내게 필요없는 책이다. 내게 필요한 책은 반드시 내게 쉽다"는 것. 독서의 속도, 혹은 모두가 읽어야할 필독서에 정답이 없는 것은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고 이해의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핵심은, 지금, 나,의 책을 고르는 데 있다. 작가 김연수가 책 읽을 때 제일 오래 걸리는 시간은, 읽지 않을 책을 가지치기 하는 시간이랬나. 시간이 갈수록 동의할 수 밖에 없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읽을 책을 고를 수 있는 안목 그리고 태도. * 2014, 사월의 책. (이규원 옮김)
내가 이 아름답고도 선한 책을 만난 것, 우연히 그 신비로운 북토크 밤에 초대된 것, 모두 마술이다. 표지부터 내용, 저자까지 모두 아름다운 이 책은, 그러나 무척 윤리적인 내용이다. 정혜윤은 '무지한 스승'들에게서 삶의 방식을 듣고,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을 '살게 하는 마술'은 무엇이냐고. 그 날, 단 40명만이 모여 한 방에 겹겹이 둥글게 앉아 이야기 나눌 때, 우리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을 뿐 아니라 나의 마술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했다. 물론 수줍은 나는 말하지 못했지만 만약을 대비해 두어 가지의 이야기를 생각했고, 북토크가 끝나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버스 정류장에 앉아 함께 간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건넸다. 아름답고 환상적인 여름밤이었다. 내가 던진 질문에 따라 살게 된다는 통찰은 오늘도 내가 한..